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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ology_Korean

심리학자와 함께 가는 치유의 영화관 : Part.2 과거의 기억 _ 2)

외상과 상실의 애도를 위한 수용전념치료

영화 <라 비앙 로즈>의 주인공 에디트 피아프의 과거는 그야말로 외상으로 점철된 시간들이었다. 양육자와의 관계에서 방치되고, 버림받고 심지어 이용마저 당했던 그녀가 건강한 어른으로 성장하기란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다.

다행히 그녀를 사랑으로 보살폈던 사람이 잠깐이나마 존재했다는 것, 그리고 특별한 재능을 타고 났다는 것이 그녀의 삶을 '장밋빛 인생'으로 만들어주는 양분이 되었따.


< 미드나잇 인 파리 > : 당신의 황금기는 언제인가 ?

"추억하는 모든 것들에 따뜻한 시선을 던져보자. 다만 결코 시간을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지금 이 순간을 황금기로 만드는 것뿐이다"

  • 과거에 대한 향수는 고통스러운 현재의 부인이다?

황금시대는 허상에 불과하다. 현재는 누구에게나 지루하게 느껴지지만, 어떤 시간이건 과거가 되면 아름다운 시대가 된다.


< 러브레터 > : 첫사랑의 기억을 떠나보내다.

"모든 인간이 평생 동안 자기대상을 필요로 한다는 것은 쉽게 말해, 성인이 되어 가족으로부터 독립한 후에도 심리적 '엄마'를 끊임없이 찾고 있다는 것이다"

  • 나를 알고 수용하면 그가 보인다

우리는 보통 매력적인 사람을 만났을 때, 상대와 나의 공통점을 찾으려 애쓴다. 혹은 나와 공통분모를 가진 사람에게 끌리기도 한다. 이것이 바로 자기대상을 찾으려는 무의식적인 노력이다.

꼭 맞는 상대를 만나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우선 자신의 건강한 모습을 만나야 한다.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라는 말은 무작정 " 나 이런 사람이야 " 라고 외치며 철옹성을 쌓으라는 말이 아니다.

오히려 그 이면에는 나의 약점과 실수를 인정하고 겸손하게 받아들일 때 변화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물론 실수해도 괜찮고, 약해도 괜찮다. 누구나 그럴 수 있다. 그러니 다른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가능성 또한 열려 있는 것이다.

'건강하고자 하는 욕구' 와 만나 스스로를 공감하기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나와 비슷한 누군가의 자기대상이 되어줄 수 잇다. 그를 공감적으로 바라보게 될 테니까 말ㅇ다.

반대로 외로운 나에게 손을 내미는 그에게 조금씩 천천히 마음을 열어보자.

어느 순간, 나의 약점까지도 편안하고 당당하게 표현할 수 있게 된다면, 그는 제법 훌륭한 자기대상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의 따뜻함을 느끼고 내가 자라 있음을 발견했다면, 반대의 역할도 시도해보자.

상대가 달아나지 않고, 자신의 아픔을 보여준다면, 그리고 그것을 내가 감당할 만하다면 두 사람은 잘 어울리는 커플이 될 수 있다.


나를 위로해주는 거울 속의 나, 자기 대상 Self Object

아기가 신체적으로 생존하기 위해서 적정한 용량의 산소가 포함된 환경에 태어나듯이,

정신적으로 생존하기 위해 공감적이고 반응적인 인간 환경 속에서 태어나야 한다.

또 아기의 호흡기가 필요로 하는 것에 맞춰 공기중의 산소가 공급되듯이, 공감적인 환경 또한 아기의 필요와 소망에 적절하게 반응해주어야 한다.

"자기대상"은 ' 아기가 필요로 하는 심리적 기능들을 충족시켜주는 양육자'를 뜻한다.

자기애의 근원이 3 ~ 4 세보다 훨씬 이른 시기에 시작된다고 했다. 그는 아이가 아주 어릴 적 공감적 양육이 실패하면 과대적 자기이미지를 놓아버리고, 약점을 인식하고 받아들이는 것을 어렵게 한다고 주장한다.


< 이터널 선샤인 > : 우리는 왜 헤어졌을까

"내 감정을 명확히 하는 것이 갈등을 극복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과거의 상처에 얽매여 현재의 좌절을 더 크게 느끼고 표현한다면, 상대에게 상처를 주고 갈등은 더 깊어지게 된다 "

혹 연인과 이별한 이유를 알 수 없어 답답했던 적이 있는가? 필자는 "싸움 한번 하지 않았던 그와 왜 헤어졌을까? " 라는 생각으로 괴로운 시간을 보내던 시절, 중요한 원칙을 깨달았다

' 갈등이 없는 커플은 헤어질 수 밖에 없다 '

Everybody's Gotta Learn Sometime

우리는 서로의 사랑이 필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과거의 상처에 묶여 모른 척 상대를 떠나보낸다.

마음을 바꾸고, 주위를 둘러보라며, 우리 모두 언젠가 깨닫게 될 것이라는 가사는 생각보다 쓸쓸한 이야기를,

그러나 충분히 아름다운 사랑의 마음을 담담하게 전해준다.

  • 나는 더이상 힘없는 어린아이가 아니다

조엘이 과거의 기억을 지우는 과정에서,

클레멘타인을 데리고 숨는 장소는 어린 시절의 수치스러운 장면이다

그는 식탁 밑에 쭈그리고 안자 엄마를 바라보는 아이

힘센 친구들의 명령에 복종하며 여자 친구를 따라 도망치는 소심한 아이였다.

어쩌면 사랑의 과정에서 그 못난 어린 아이가 불쑥불쑥 튀어나왔는지도 모른다. 충동적이고 제멋대로인 클레멘타인의 행동은 버림받고 무시당했던 어린 시절의 아픔을 자극했을 것이다.

이때 분명히 기억할 것은 '나는 더이상 힘없는 어린아이가 아니다' 라는 사실이다.

그녀 역시 무심한 엄마나 친구들과 다르다는 것을 기억하고 용기를 내야한다.

"넌 나쁜 여자야 ! " 라고 비난할 것이 아니라,

"네가 내 말을 들어주지 않을 때, 난 버림받은 아이가 된 것 같은 외로움을 느껴" 라고 표현하는 것이다

갈등을 극복하고 사랑을 이어갈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현재를 살아가라는 것이다.

물론 현재를 살기 위해서는 그 안에 숨은 과거를 알고 분리해낼 줄 알아야 한다.

과거에 상처를 준 엄마가 아닌,

지금 이 순간 나를 사랑하는 사람에게 현재 일어난 좌절의 경험을 표현해보자.

말하기 전에, 내 감정을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어린 시절 내 모습과 직면하는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과거의 상처에 얽매여 현재의 좌절을 더 크게 느끼고 표현한다면,

상대에게 상처를 주고 갈등은 더 깊어지게 된다.

자칫하면, 서로에게 속상했던 사소한 기억들이 쏟아져나와 큰 싸움이 될 수 도 있다.

이때 주목할 것은 믿음이다.

그 혹은 그녀는 한때 나의 거울이 되어 짜릿한 접촉을 이루었던 바로 그 사람임을 의심하지 말아야 한다.

진심을 털어놓을 때, 버거워 주저앉고 싶을 때 나를 지탱해줄 중요한 덕목이다.

그렇게 좋은 추억들을 떠올리다 보면 지금 내 앞에 있는 험악한 표정이 그에게 조금 더 다가갈 수 있게 된다. 나아가 현재의 갈등이 과거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상대를 믿고 나의 수치심을 드러낼 수 있다면, 그로 인해 관계는 더욱 단단해질 수 있을 것이다.

갈등은 관계를 풍성하게 한다.

1년간 좋게만 지낸 연인은 싸움이 두려워 거리를 둔 탓에 점점 멀어지게 된다.

갈등을 피하지 말고 용감하게 사랑해보자.

나는 더 이상 과거의 내가 아니며, 내가 사랑하는 이도 과거의 대상이 아님을 명심하자.

우리는 결국 과거의 기억과 더불어 살아갈 수 밖에 없지만, 그것과 다른 관계를 맺을 수는 있다.

방치된 소심한 아이는 외로움을 혼자 견뎌낸 아이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이제 기꺼이 상처를 바라보고 거두어낼 수 있는 성인이 되었으며,

그 아이를 보듬어줄 수 있다.

연애라는 것은 나의 과거를 직면하고 상처를 치유하며 사랑하게 되는 그 과정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