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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ology_Korean

심리학자와 함께 가는 치유의 영화관 : Part.2 과거의 기억 _ 1)

갈등 속에는 무수한 상처들이 존재한다

우리는 다양한 환경에서 매우 다양한 상처를 쌓아왔다

특히 가족 안에서의 상처는 탯줄을 끊을 때의 아픔처럼 직접적으로 몸과 마음에 각인된다

상담과정에서 과거를 떠올리고 이야기하는 것은 결코 문제의 원인을 찾아 이름을 붙이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상처를 떠나보내는 애도의 과정이라고 해야할 것이다.

Part 2 는, 상처 난 부위에 소독약을 바르는 것과 같다. 나의 감정과 욕구에 용감하게 직면했지만 무언가가 자꾸 나를 자극한다면 그것을 봐주어야 한다. 잠시 뒤돌아 충분히 아파하자. 의미있는 고통이 성장을 촉진시킨다.


<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 : 잃어버린 기억을 찾아서 >

"때로는 과거에 돌아가 미해결된 과제를 살펴보는 것을 겁내지 말자. 말문이 막힌 그 시점부터 조금씩 천천히 기억을 더듬어보자. 열등감이 나를 성장시키듯 두려움의 덩어리는 내 삶을 자유롭게 만든다"

기쁨과 좌절의 과정을 거쳐,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는 폴

영화 후반부에서 피아노 대신 우쿨렐레를 연주하며 사람들을 가르치는 그의 모습은 어색하지 않고 자유롭다.

결혼도 하고, 아기도 가지게 된 폴은 사랑스러운 아기에게 말을 건다. 내가 너의 아빠라고 말이다. 그는 이제 사랑과 미움을 온전히 느끼고 표현할 수 있는 한 인간으로 새로 태어난 것이다.

생각해보면, 우리가 말문이 막히는 때는, 할 말이 너무 많아 감당할 수가 없거나, 내 마음의 정체를 알 수 없어 표현할 말이 적당하지 않을 때인 것 같다.

아니면 너무 억울하고 화가 나서, 그 엄청난 공격성이 표현될까봐 두려워서 일 수도 있따. 표현되지 않은 많은 말들이 우리 안에 쌓일 때, 그 두려움의 덩어리는 점점 더 커져 우리를 위협하게 된다.

  • 열등감이 나를 성장시키듯, 두려움은 나를 자유롭게한다

때로는 과거로 돌아가, 해결되지 않은 과제를 살펴보는 것을 겁내지 말아야 한다. 말문이 막힌 그 시점부터 조금씩 천천히 기억을 더듬어보자. 내가 그토록 무서워했던 대상이 정말로 무서웠는지, 바보 같기만 했던 어린 시절의 내가 그 순간 정말로 바보였는지, 본능적으로 나를 보호하려고 세운 견고한 벽을 언젠가는 무너뜨려야 한다. 열등감이 나를 성장시키듯 두려움의 덩어리는 내 삶을 자유롭게 만든다.

나아가 과거의 나에 대해 기꺼이 귀 기울여줄 사람과 만나자. 혹은 사랑하는 이가 유독 과거로의 여행에 불편함을 느낀다면, 그의 두려움을 잘 보듬어줄 누군가가 필요할 수도 있다. 그 누군가가 내가 되고, 서로가 될 수 있다면, 현재와 과거를 아울러 더욱더 풍성한 사랑을 이루게 될 것이다.


<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 : 매일 사랑하기 위한 몇 가지 방법

"하던 일을 멈추고 먼저 사랑하자. 인생은 장기전이며, 사랑하며 함께할 때, 비로소 안정적으로 행복을 누릴 수 있다. 나와 닮은 아이가 버거울 때 나의 과거를 들여다 보자 "

두 아이를 키우는 부모가 유독 한 아이를 야단친다면, 자기와 닮은 아이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이가 또래 관계에서 심하게 위축된다며 자녀 심리검사를 신청했떤 한 아버지는, 더불어 실시한 부모 검사에서 어린 시절의 자신을 만날 수 있었다. 개인 상담을 진행하며, 보기 싫은 과거에 직면했고, 부끄러운 내가 싫어 나와 닮은 아이마저 사랑할 수 없었다는 것을 인정했다.

자각하지 못한 나의 상처를 고스란히 아이에게 대물림된다. 이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과거의 나를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용서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어쩌면 아이를 야단치는 것은 아이가 못마땅한 것이 아니라, 과거의 나 자신을 꾸짖는 것인지도 모른다.

자기공감의 과정을 거친 아버지가 부드럽게 아이를 바라보자.

아이는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데 조금씩 용기를 내기 시작했다. 한번에 모든 것이 변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일단 시작하면 이전의 실수를 만회할 수 있는 기회는 얼마든지 찾아온다.

이처럼 '가족'이란 이름으로 더 쉽게 상처를 주고받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힘없는 아이는 가족 안에서 늘 약자일 수 밖에 없으며, 각자의 상처가 치유될 틈도 없이 깊어지는 한, 약자는 곧 피해자가 된다.

우리는 누군가의 자녀이기 이전에 상처받기 쉽고, 때로는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한 보잘것 없는 존재이기도 하다.

성인이 되었지만, 여전히 어린 나는 고통속에 숨죽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니 나 역시 우리 아이들처럼 사랑과 지지가 필요하다.


< 라 비앙 로즈> : 난 후회하지 않아 !

"성장한 그는 자신에 대해 알지 못해 공허하고 외로웠다. 그에게 인정은 어느새 삶의 목표가 되어 있었다. 이제 인정 따위는 접어두고 자신의 삶을 찾아야 했다 "

어떤 날은 과거의 한 장면이 떠올라 한없이 우울해진다. 대개는 현재의 불만 때문에 과거를 왜곡해서 보기도 하지만, 과거의 고통이 이어져 후회와 자책의 늪에 빠졌다면, 일단 멈추고 돌아보아야 한다.

언제 무엇을 잃어버렸는지,

좌절된 욕구가 무엇인지 떠올려본다.

이미 무언가를 상실한 나를 질책하지 말고

슬픔 속에 잠시 머물러 나에게 공감해주자.

충분히 애도하지 못한 상실의 경험은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가로막는다.

  • 나를 위로해주었던 대상이 내면화될 때, 스스로를 위로할 수 있다.

자기 심리학 이론에 따르면, 유아는 취약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자기대상을 필요로 한다. 이는 아이의 행동을 거울처럼 있는 그대로 반영해주고, 이상화된 가치를 제시하며, 발달의 기회를 제공하는 대상을 말한다.

성가신 물건처럼 여기저기에 맡겨졌던 피아프는 누구 하나 진심으로 관심을 기울여주는 이 없이, 자기 대상을 내면화해 스스로를 위로할 수 있는 힘을 기르지 못한 채 어른이 된다. 그녀가 유일하게 관심을 받을 때는 노래를 하는 순간이다.

무대위에 조명이 켜질 때의 짜릿함은 그녀가 아기일 때부터 그토록 원하던, 그러나 한 번도 온전히 주어지지 않았던 누군가의 관심이었을 것이다. 관객들의 시선에서 희망을 찾은 그녀는 무대 위의 커튼이 닫히는 순간부터 공허함을 견딜 수 없어 술과 약물에 의존한다.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에디트 피아프는 말년에 < Non, je ne regrette rien ( 아니. 난 후회하지 않아 ) > 라는 곡을 노래한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이 곡을 온몸으로 연주하는 그녀는 비로소 과거와 화해하고 상실을 애도하는 성숙한 어른으로 등장한다.

그 모든 것은 나의 탓이 아니다.

그러니 더이상 후회하지 않는다

시작과 끝의 시점에서

나의 한계를 인정하고

혹 진심을 다하지 못한 일이 있다면

너그러이 용서해주자

여기까지 달려오느라 참 많이 애썼다고

다시 한 번 힘을 내서 또다시 길을 가보자고 말이다